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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D 라이트 부적합 판정, 문제는 타이밍이다

pho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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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국토부에 테슬라 FSD 국내 도입 계획을 묻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답은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겠다"였다.

그러다 올해 6월, 국토교통기술대전 현장에서 김윤덕 장관에게 비슷한 질문이 다시 나왔는데, 이번엔 “논의를 더 해볼 생각"이라는 애매한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국민신문고 민원 답변으로 국토부가 갑자기 아주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테슬라 감독형 FSD와 FSD V14 라이트가 국내 자동차 안전기준에 안 맞는다고, 조항 번호까지 달아서.

20개월 동안 “특별히 제한 없다"와 “봐야겠다” 사이를 오가던 입장이 왜 하필 이 시점에 저렇게 구체적으로 바뀌었을까. 그게 궁금해서 좀 파봤다.

FSD 라이트, 어디가 국내 기준에 안 맞다는 걸까

근거는 자동차규칙 제89조 별표6의2 제10호다.

조향장치 관련 세부 기준인데, 차로를 변경할 때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직접 조작하는 걸 전제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FSD는 주변 교통상황과 경로를 스스로 판단해서 차로변경을 수행한다.

운전자가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시스템이 알아서 옆 차선으로 붙는다는 얘긴데, 이게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켠다"는 전제 자체와 충돌한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이 부분은 사실 억지스러운 지적이 아니다.

국내 레벨2 기준이 애초에 사람이 조작 주체라는 걸 깔고 설계됐으니, AI가 통째로 판단해서 움직이는 FSD 같은 시스템은 어딘가에서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국토부도 이 점을 콕 집어 “FSD 자체가 위험한 기술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작동 방식이 기존 규정 문법과 안 맞는다는 얘기지, 사고 위험이 크다는 얘기는 아니라는 거다.

미국산 테슬라 FSD는 되고 중국산은 왜 안 될까

여기서부터 좀 복잡해진다.

국내에서 미국산 테슬라(모델S·X, 사이버트럭, 미국 생산 모델3·Y)는 이미 감독형 FSD와 FSD V14 라이트를 쓰고 있다.

한미 FTA에 따른 자동차 안전기준 상호인정 덕분이다.

미국 기준을 통과했으면 국내 기준도 통과한 걸로 인정해준다는 조항인데, 국토부가 “이 정도면 국내 기준에도 맞다"고 별도로 검토해서 허용한 게 아니라, 그냥 조약상 예외를 그대로 적용한 것뿐이다.

반면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Y L 같은 차종은 이 예외를 못 받는다. 그렇다고 원산지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제작사가 국내 시장용으로 공식 인증·배포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켜는 행위의 적법성이 걸림돌이라는 논리다.

그리고 더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다.

국토부는 FSD를 국내에 배포하기 전에 따로 사전검증을 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밝혔다.

국내 자동차 제도가 제작사 스스로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자기인증제를 기본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즉 미국산이든 중국산이든 국토부가 실제로 도로 위 FSD를 직접 시험해보고 판단을 내리는 구조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엔 웬일로 조항 번호까지 달아서 “부적합"이라는 구체적 판단을 내놨다. 원래 하던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국토부 FSD 판정, 20개월 만에 갑자기 구체화된 이유

타임라인을 늘어놓고 보면 패턴이 좀 보인다.

2024년 12월엔 뭉뚱그려서 “제한 안 둔다"고 했고, 올해 6월엔 구체적인 질문에 “봐야겠다"며 답을 피했다.

그러다 8월 31일, DCAS(운전자제어보조시스템) 국제기준 국내 도입을 추진하던 바로 그 시점에 딱 맞춰 처음으로 조항까지 명시한 구체적 판단이 나왔다.

그것도 국토부가 먼저 발표한 게 아니라 개인 민원인이 받은 답변을 언론이 입수해서 알려진 것이다.

공교로운 건, 이렇게 확실한 판단을 내릴 만큼 근거가 명확했다면 왜 진작 밝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심지어 국토부는 DCAS 국제기준 제정 논의에 정식 안건을 낸 적도 없고, FSD 같은 고도화 시스템을 다루기 위한 별도 정책연구나 전담 TF도 아직 없다고 인정했다.

제도적 준비는 사실상 멈춰 있는데, 판단만 유독 이 타이밍에 날카로워졌다는 게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게 정말 현대차 봐주기일까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은 꽤 노골적이다.

자동차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현대에게 시간 벌어주기 위해 무리한 논리를 동원하는 느낌”**이라거나, 국토부를 “현토부"라고 비꼬는 댓글이 쏟아진다.

다만 이건 여론의 정서일 뿐이지 유착을 입증하는 자료는 아니다. 그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구조적으로 의심을 사기 좋은 조건이 겹쳐 있는 건 사실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이미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운영할 만큼 기술을 쌓아뒀지만, 국내 시장에선 아직 비슷한 수준의 상용화 계획이 없다.

그 사이 국내 도로에 FSD 라이트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소비자 관심이 확 쏠렸다.

이 시점에 자기인증제 체계에서 평소 안 하던 사전판단을, 그것도 근거 조항까지 정교하게 달아서 내놓은 게 국토부다.

실제로 위험해서 막으려 했다면 결함조사·리콜 제도로 사후관리하겠다는 기존 입장과도 살짝 어긋난다.

위험한 기술이 아니라면서 왜 굳이 이 타이밍에,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을 꺼냈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FSD 부적합 판정, 확실한 건 아직 없다

이 정도 정황을 유착이라고 단정 짓기엔 이르다고 본다.

다만 “타이밍이 수상하다"는 지적 자체는 근거 없는 억지는 아닌 것 같다.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중국산 테슬라에 FSD를 공식 적용하려면 한미 FTA 같은 우회로 없이 국내 기준에 맞는 별도 절차가 필요한데, 국토부가 그 절차를 얼마나 투명하게, 또 얼마나 빨리 만드는지가 이번 판정의 진짜 의도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 같다.

지금으로선 그걸 지켜보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참고자료
  1. 블로터, [단독] 국토부 '테슬라 감독형 FSD 국내 기준 부적합'…미국산 예외, 2026.9.1
  2. 국토교통부, 테슬라 FSD 기능 무단 활성화 관련 참고자료, 2026.3.31
  3. MBC, 국토부 테슬라 FSD 탈옥 차주들 수사 의뢰, 2026.4.23
  4. 오토트리뷴, 테슬라 FSD 허용 국토부 진짜 입장은 달랐다, 2026년 7월
  5. 자동차관리법 제31조
  6. 자동차규칙 제89조 별표6의2 제10호
  7.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자동차 안전기준 상호인정 조항
  8. 에펨코리아 이용자 반응, 국토부 FSD 부적합 판정 관련 게시글
  9. 클리앙 이용자 반응, FSD 국토부 배제 논란 게시글
#테슬라 FSD 라이트#국토부 FSD 판정#FSD 부적합#자동차규칙 제89조#DCAS 도입#한미 FTA 자동차 안전기준#자기인증제#현대차 자율주행#FSD 국내 도입#자율주행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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