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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목표주가 급등, JP모건이 본 진짜 이유

phoue

마지막 수정 4 min read --

얼마 전 증권 앱을 켰다가 숫자를 잘못 봤나 싶었다.

삼성전기가 하루 사이 15% 넘게 올라 있었다. 반도체 대장주도 아니고, 콘덴서랑 기판 만드는 부품 회사인데.

처음엔 그냥 테마성 반응인 줄 알았다. 근데 찾아볼수록 특정 세력이 만든 반짝 이벤트가 아니라, 몇 달째 이어진 흐름이었다. 그 흐름 한가운데 JP모건이 있었다.

JP모건이 코스피 최선호주에 삼성전기를 넣은 이유

지난 5월 JP모건이 낸 한국 주식 전략 보고서를 보면 코스피 목표치를 강세 시나리오 기준 10,000까지 올려 잡았다. 기본 시나리오는 9,000, 약세는 6,000. 웬만한 증권사 리포트에서 코스피 만 포인트라는 숫자를 이때 처음 본 것 같다.

근거는 메모리 반도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상위 20위 안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한국이라는 점,

그리고 중동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AI와 보안 노출도가 큰 시장을 선호한다는 게 JP모건의 논리였다. 여기까지는 반도체 얘기다.

그런데 최선호 종목 리스트를 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옆에 삼성전기, 현대차, 삼성물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생명 같은 이름이 나란히 붙어 있다.

한 달 뒤인 6월, JP모건은 코스피 목표를 다시 손봐서 기본 12,500, 강세 15,000까지 올렸는데 그때도 삼성전기는 목록에서 빠지

지 않았다. 반도체 얘기를 하다가 부품회사 이름이 계속 같이 나오는 게 처음엔 좀 낯설었다.

금융가에 늘어선 유리 외관 빌딩, 애널리스트 리포트 발간을 상징하는 이미지
금융가에 늘어선 유리 외관 빌딩, 애널리스트 리포트 발간을 상징하는 이미지

*

*서버 한 대에 콘덴서가 몇 개나 들어가길래

MLCC, 그러니까 적층세라믹콘덴서는 전자기기 안에서 전류를 저장하고 흘려보내는 아주 작은 부품이다. 스마트폰 한 대에도 수백 개가 들어가고, 자동차 한 대에는 수천 개가 들어간다고 하니 딱히 화려한 부품은 아니다.

작년 가을 JP모건이 낸 리포트 하나가 지금 와서 다시 눈에 들어온다. 그때 JP모건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16만5000원에서 23만원으로 올렸는데, 근거가 AI서버 랙 한 대에 들어가는 MLCC 탑재량이 일반 서버 대비 8배에서 10배에 이른다는 분석이었다. 지금 주가가 140만원대인 걸 생각하면 그때 숫자가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작게 느껴진다. 물론 그사이 시장 상황 자체가 통째로 바뀐 탓이 크겠지만.

탑재량이 몇 배씩 늘어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AI 서버는 전력 소비와 연산량이 일반 서버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크고, 전력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이 작은 콘덴서들이다. 고성능 제품일수록 탑재 개수도, 요구되는 사양도 같이 올라간다.

그러니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날수록 반도체 칩 주문만 느는 게 아니라, 그 옆에 붙는 부품 주문도 같이 늘어나는 구조다. 물론 업체마다 탑재량 추정치가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 걸 보면, 8~10배라는 숫자도 딱 떨어지는 절대값이라기보다는 대략의 범위로 받아들이는 편이 맞겠다.

숫자만 보고 넘어가면 그냥 그런가 보다 싶은데, 실제 실적표에서도 흔적이 보이긴 한다.

올해 1분기 삼성전기 매출은 3조209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7% 늘었고, 영업이익은 280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 작년보다는 40% 늘었다. 퇴직급여 관련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된 수치인데도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고 한다.

매출 증가폭보다 영업이익 증가폭이 훨씬 크다는 건, 물량만 는 게 아니라 고부가 제품 비중이 같이 늘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이 분기 하나만으로 추세를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생각도 든다.

MLCC 가격은 왜 하필 지금 30% 뛰었나

지난 7월 말 삼성전기는 마크업 비즈니스 코드에 해당하는 MLCC 전 제품 가격을 8월 1일 출하분부터 30% 올리겠다고 거래처에 통보했다. 일본 다이요유덴도 비슷한 시기에 9월 1일자 인상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회사가 아니라 업계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가격이 오르는 배경을 두고 흔히 “수요가 폭발했다"고 설명하는데, 정확히는 공급 쪽 얘기에 더 가깝다.

고성능 라인은 이미 꽉 찼고, 새 생산라인을 짓는 데는 통상 2년 가까이 걸린다고 한다.

무라타·삼성전기·다이요유덴 세 회사의 수주잔고 대비 출하 비율, 이른바 북투빌 비율이 6월 말 기준 1.25에서 1.31 사이까지 올라갔다는데, 이게 코로나19 시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주문이 들어오는 속도가 물건 만드는 속도를 앞서고 있다는 뜻이니, 재고가 쌓일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회사 스스로도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두 배 넘게 늘리겠다고 밝혔는데, 공급을 급하게 늘리려는 움직임 자체가 지금 병목이 얼마나 심한지 보여주는 방증 같기도 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장기계약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들어 빅테크 고객과 1년짜리 4500억원 규모, 2년짜리로는 1조5000억원이 넘는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잇달아 맺었다. MLCC 업계에서 단기 주문이 관행이었던 걸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라던데, 그만큼 고객사들도 물량 확보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FC-BGA 쪽도 사정은 비슷해서, 서버·데이터센터향 수요만으로 이미 생산능력을 넘어섰다는 얘기가 실적 발표 자리에서 나왔다.

이번 MLCC 호황, 2017년과 뭐가 다른가

MLCC 슈퍼사이클이라는 말 자체는 처음 듣는 표현이 아니다.

2017년부터 2018년 사이에도 비슷한 호황이 있었고, 그 뒤에는 급격한 하락이 따라왔다. 그때를 기억하는 투자자라면 지금 이 분위기가 반갑지만은 않을 듯하다.

이번엔 다르다고 말하는 쪽 논리는 대체로 이렇다.

2017년 호황이 재고 부족과 단기 주문 폭주가 겹친 결과였다면, 지금은 데이터센터 투자라는 훨씬 긴 호흡의 수요와 맞물려 있고, 무엇보다 공급 능력 자체가 물리적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삼성전기 매출에서 AI 관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6년 20%대에서 2027년에는 30%대까지 늘어날 거라는 추정도 나온다. 8월 들어 모건스탠리는 한국 기술주 최선호 종목을 아예 삼성전자에서 삼성전기로 바꿔 달았고, 목표주가도 262만원으로 올리면서 강세 시나리오로는 300만원까지 열어뒀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을 짚는 목소리도 함께 있다.

한 국내 증권사 리포트는 목표주가에 내재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92배에 이른다고 밝혔는데, 이는 과거 이 종목의 역사적 상단이었던 30배 안팎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목표주가를 올린 모건스탠리조차 약세 시나리오에서는 135만원까지 낮춰 잡아뒀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구조적 요인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인데, 이 둘 중 어느 쪽이 더 크게 작용할지는 다음 몇 분기 실적이 나와봐야 좀 더 분명해질 것 같다.

결국 이게 진짜 구조적 전환인지, 아니면 열기가 걷힌 뒤 2018년처럼 되돌아갈 국면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반도체 얘기를 하다가 콘덴서 얘기까지 따라가게 될 줄은 몰랐다.

참고자료
  1. https://www.investing.com/news/analyst-ratings/samsung-electromechanics-stock-price-target-raised-by-jpmorgan-on-ai-growth-93CH-4230602
  2. https://v.daum.net/v/20260511093202686
  3. https://finance.biggo.com/news/325b4ffd-e38b-481e-bc7a-c19e73158bbb
  4. https://www.fnnews.com/news/202608122202154801
  5. https://mbiz.heraldcorp.com/article/10839070
  6. https://en.sedaily.com/international/2026/08/13/morgan-stanley-names-samsung-electro-mechanics-top-pick
  7. https://en.sedaily.com/finance/2026/09/01/samsung-electro-mechanics-price-target-raised-to-2-million
  8. https://en.sedaily.com/finance/2026/06/09/samsung-electro-mechanics-soars-6-fold-this-year-target
  9. https://www.trendforce.com/news/2026/07/29/news-samsung-electro-mechanics-lifts-mlcc-prices-30-starting-aug-1-taiyo-yuden-reportedly-eyes-sept-1-hike/
  10. https://www.trendforce.com/news/2026/07/01/news-samsung-electro-mechanics-lands-krw-450b-1-year-mlcc-contract-as-ai-spurs-long-term-agreements/
  11. https://www.alphaspread.com/security/krx/009150/investor-relations/earnings-call/q1-2026
  12. https://kbthink.com/securities-view.html?docId=20260526154943783K
  13. https://www.investing.com/equities/samsung-electro-mechanics
#삼성전기#JP모건#MLCC#목표주가#AI서버#반도체부품#코스피#FCBGA#실리콘커패시터#애널리스트리포트#00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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