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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대형주만 믿다가 9월엔 시클리컬도 담아야 하는 이유

pho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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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만 해도 반도체 얘기만 하면 됐다. 삼성전자 사고, SK하이닉스 사고, 나머지는 대충 지수 따라가면 그만이라는 식이었다. 근데 오늘 아침에 리포트 몇 개를 훑다가 좀 낯선 단어가 눈에 걸렸다. 시클리컬. 반도체 얘기 옆에 굳이 이 단어를 붙여놓은 이유가 궁금해서 좀 파봤다.

반도체 PER 3.9배, 이게 싼 건가 비싼 건가

숫자부터 보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9배에 불과한 반면 두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 PER은 10.3배 수준이라고 한다. 두 배 반 이상 차이 난다. 이 정도면 반도체가 유독 싸다는 건지, 아니면 나머지가 유독 비싼 건지 헷갈리는데, 사실 둘 다 맞는 말이다.

반도체는 지난 몇 년간 벌어들인 이익 규모가 워낙 커서 분모(이익)가 급격히 불어났고, 그만큼 PER이 낮아 보이는 착시 아닌 착시가 생겼다. 반면 나머지 코스피 종목들은 이익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으니 PER이 자연히 높게 잡힌다. 그러니까 “반도체가 싸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 정확히는 반도체 이익 규모 대비 주가가 아직 그 속도를 다 못 따라갔다는 쪽에 가깝다.

여기서 금리 얘기가 붙는다. 이 논리를 편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0~4.6% 범위에서 움직일 경우 코스피 상단을 7,900~8,350포인트로 제시했다. 금리가 이 밴드 안에서만 놀아준다면 코스피가 크게 밀릴 이유는 없다는 뜻인데, 문제는 이 밴드 밖으로 튀는 순간이다.

9월은 왜 하필 변동성 구간으로 찍혔나

증권가가 9월을 유독 조심스럽게 보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중간선거다. 1980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가 있었던 해의 9월 S&P500과 코스피 평균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였고 상승 확률도 45%에 그쳤다는 통계가 근거로 나온다. 반면 10~11월에는 평균 수익률과 상승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하니, 9월만 넘기면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계절성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걸리는 게 있었다. iM증권 김준영 연구원은 고베타 롱숏 지수는 8~10월 성과가 가장 좋았다고 짚었는데, 이 시점에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잭슨홀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언급도 함께 나왔다.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오는 와중에 고베타(변동성 큰) 종목 성과가 좋다는 통계라니, 이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보면 9월이 조용히 넘어갈 달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이런 그림이다. 9월엔 선거·금리라는 재료 때문에 지수 자체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고 기업 이익이 무너지는 국면은 아니라서 조정이 와도 오래가진 않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지수보다 종목"이라는 얘기가 자꾸 반복된다.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에서 작업 중인 모습,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과 PER 논의의 배경이 되는 반도체 제조 현장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에서 작업 중인 모습,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과 PER 논의의 배경이 되는 반도체 제조 현장

시클리컬(cyclical)은 말 그대로 경기 사이클을 타는 업종을 뜻한다. 경기민감주(시클리컬)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섹터를 가리키고, 철강, 화학, 반도체, 자동차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재밌는 건 반도체도 원래 이 시클리컬 범주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다만 최근엔 AI 수요 때문에 반도체가 “구조적 성장주"에 가까운 취급을 받다 보니, 리포트에서 굳이 “IT 대형주 + 시클리컬"이라고 따로 구분해 부르는 것 같다. 반도체는 이미 별도 카테고리로 독립했고, 남은 시클리컬은 철강·화학·자동차·조선 같은 전통 경기민감주를 가리키는 셈이다.

실제로 다른 증권사 리포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2026년 대비 2027년 ROA가 상승하고 재무레버리지 비율은 낮아지면서 ROE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미국에서는 하드웨어, 반도체,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자본재, 통신, 은행, 자동차 등이 거론됐고, 국내에서는 전력기기, 방산, IT하드웨어, 화장품, 제약·바이오 등이 관심 업종으로 제시됐다고 한다. 반도체 하나에 쏠려 있던 관심이 조금씩 옆 업종으로 번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시클리컬·경기민감주·가치주가 요즘 시장에서는 거의 같은 뜻으로 섞여 쓰인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엄밀히 따지면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라고 한다. 다만 사실상 현재는 경기민감주=시클리컬=가치주인것처럼 거래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실전에서는 굳이 구분 안 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반도체 대형주와 시클리컬 업종, 뭐가 다른가

구분 반도체 대형주 전통 시클리컬 업종
대표 종목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철강, 화학, 자동차, 조선
현재 성격 AI 수요 기반 구조적 성장 + 저PER 경기 사이클에 실적 연동
9월 리스크 외국인 수급, 자사주 매입 여력 금리·경기 국면 전환 민감도
투자 논리 밸류에이션 매력 이익·수급 개선 종목 선별

자사주 매입이 왜 9월 반도체 수급의 변수로 꼽히나

반도체 얘기가 나온 김에 좀 더 파봤다. 최근 외국인 수급이 심상치 않았다. 외국인은 8월 한 달 동안 SK하이닉스를 7조596억원 순매도했고, 삼성전자우도 1조4484억원, 삼성전자도 819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고 한다. 반도체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셈이다.

반면 개인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를 2조6418억원 순매수했고 삼성전자도 2조287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사고, 시각이 완전히 엇갈린 셈인데 — 여기서 자사주 매입이 등장한다. 양사는 지난달 20~28일 약 10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으며, 향후 약 44조7000억원의 잔여 매입 여력이 남아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달 24~28일 두 회사의 자사주 취득액은 약 8조5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인 8조3200억원에 육박했다니, 자사주 매입이 사실상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내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 흐름을 알고 나니 “9월에도 이 완충장치가 버텨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남는다. 44조원 넘는 잔여 여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더 거세지면 그 여력도 소진 속도가 빨라질 테니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오늘 장에서는 이미 업종별로 갈렸다

이론 얘기만 하면 재미없으니 오늘(9월 1일) 장 마감 직후 상황을 봤다. 네이버 금융 검색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주도했다고 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00원(0.38%) 오른 2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만9000원(1.14%) 상승한 169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그런데 같은 IT·전기전자 업종 안에서도 온도차가 컸다. LG이노텍(011070)은 5만2000원(-8.10%) 급락한 59만원을 기록했다. 2차전지·바이오 쪽은 더 뚜렷했다. 엘앤에프(066970)는 1만5500원(-10.57%) 급락한 13만1200원으로 마감했고, 펩트론(087010)은 1만7700원(-9.66%) 급락한 16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건설 쪽도 밀렸다. 대우건설(047040)은 1370원(-7.53%) 하락한 1만6820원으로 낙폭이 컸다.

리포트에서 말하던 “업종별 차별화"가 딱 하루 사이에도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반도체 대형주는 견조했지만 나머지는 업종별로 갈렸고, 이게 하루짜리 우연인지 9월 내내 이어질 흐름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결국 시클리컬을 담으라는 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여기까지 훑고 나니 “IT 대형주에 시클리컬을 추가하라"는 조언이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읽힌다. 반도체는 밸류에이션 매력(낮은 PER)과 수급 방어막(자사주 매입)이 있으니 계속 들고 가되, 9월 변동성 구간을 지나면서 이익·ROE 개선이 확인되는 다른 업종—전력기기든 방산이든 화학이든—으로 시야를 넓혀두라는 뜻에 가까워 보인다.

다만 이게 “지금 당장 갈아타라"는 신호인지, 아니면 “포트폴리오 한구석에 조금씩 늘려놓으라"는 정도의 얘기인지는 리포트마다 온도차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것 같은데, 확신을 갖고 단정하기엔 아직 9월이 시작한 지 하루밖에 안 됐다.

참고자료
  1. 한국투자증권 9월 투자전략 리포트
  2.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 9월 시장 전망
  3. 이데일리, 9월까지 종목장세…코스피 7000선 박스권 전망
  4. EBN, 9월 증시 조정 온다는데…전력·방산·IT하드웨어 담아라
  5. 한국경제, 9천피 다시 볼 수 있을까…10개 증권사 9월 투자 전략
  6. 서울신문 서울데이터랩, 마감 직후 인기 검색 종목 20選
  7.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
#시클리컬업종#경기민감주#9월증시전망#반도체PER#삼성전자#SK하이닉스#코스피전망#포트폴리오#투자전략#업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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