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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s와 스니커즈, 그리고 마스(Mars)의 성공을 만든 비밀 원칙 5가지"

phoue

마지막 수정 4 min read --

미국 버지니아주 맥린. 도로 한쪽엔 담장과 무장 경비, 대문짝만한 표지판까지 붙은 CIA 본부가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2마일쯤 더 가면, 간판도 없고 창문도 작은 회색 건물 하나가 나오죠. 문은 항상 잠겨 있고, 안내판도 없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이 건물을 오래전부터 **‘크렘린’**이라고 불러왔는데, CIA보다 더 폐쇄적이라는 농담이 진짜 농담이 아닌 셈입니다.

이 건물의 주인이 바로 M&M’s와 스니커즈를 만드는 **마스(Mars)**입니다.

CIA 본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마스 본사 건물의 폐쇄적인 외관을 연상시키는, M&M’s와 스니커즈, 로얄캐닌 제품이 함께 놓인 사진
CIA 본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마스 본사 건물의 폐쇄적인 외관을 연상시키는, M&M’s와 스니커즈, 로얄캐닌 제품이 함께 놓인 사진

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이 건물을 ‘크렘린’이라 불러온 사연은 단순한 도시 전설이 아닙니다.

마스는 코카콜라보다 매출이 많으면서도 단 한 번도 증시에 상장한 적이 없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초대형 비상장 가족 기업이죠.

이 비밀주의의 뿌리를 따라가면, 100년 전 한 아버지와 아들이 벌인 지독한 갈등이 나옵니다.

프랭크와 포레스트, 부자의 결별이 마스를 만들었다

1883년생 프랭크 C. 마스는 소아마비를 앓느라 학교 대신 어머니의 부엌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거기서 초콜릿 만드는 법을 배웠지만, 정작 그가 차린 사업들은 줄줄이 망했죠.

판을 뒤집은 건 아버지가 아니라 아들, 포레스트 마스 시니어였습니다. 예일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이 청년은 아버지와는 결이 다른 인간이었습니다.

1920~30년대 발행된 밀키웨이 캔디바의 빈티지 광고 포스터
1920~30년대 발행된 밀키웨이 캔디바의 빈티지 광고 포스터

1923년, 부자는 손을 잡고 “캔디바에 담긴 맥아 우유"라는 아이디어로 밀키웨이(Milky Way)를 세상에 내놓았고, 이게 대박이 났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죠.

작은 성공에 만족하려는 아버지와, 세계 시장을 노리는 아들. 두 사람의 충돌은 예정된 수순이었고, 결국 프랭크는 아들에게 약간의 돈과 해외 판권만 쥐여준 채 사실상 내쫓았습니다.

이 쓰라린 결별이야말로 마스라는 제국의 진짜 창업 신화입니다.

아버지의 ‘안주’를 지켜본 반작용으로, 포레스트는 냉혹한 효율과 글로벌 확장을 자신의 신조로 삼았죠.

아버지에게 경영권을 빼앗겼던 기억은 훗날 마스가 상장을 거부하고 비공개 가족 경영을 고집하는 이유, 즉 다섯 가지 원칙 중 하나인 **‘자유(Freedom)’**의 뿌리가 됩니다.

전쟁터의 초콜릿이 마스의 M&M’s가 됐다

1930년대 후반, 아버지에게 쫓겨나 유럽을 떠돌던 포레스트의 눈에 결정적인 장면이 들어옵니다.

스페인 내전 중이던 군인들이 설탕으로 코팅해 손에서 녹지 않는 초콜릿을 먹는 모습이었죠. 더운 날씨에도 무너지지 않는 군용 간식이라니, 사업가의 촉이 발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병사들이 M&M’s를 봉지째 꺼내 먹고 있는 흑백 사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병사들이 M&M’s를 봉지째 꺼내 먹고 있는 흑백 사진

미국으로 돌아온 포레스트는 뜻밖의 상대와 손을 잡았습니다.

아버지의 최대 경쟁사였던 허쉬의 사장 아들, 브루스 머리(Bruce Murrie)였죠. 두 집안의 성 ‘마스(Mars)‘와 ‘머리(Murrie)‘의 앞글자를 딴 이름, M&M’s는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손에서는 녹지 않고, 입에서만 녹는다"는 슬로건과 함께 전쟁 기간 내내 군납으로만 풀렸고, 종전 무렵엔 이미 참전 용사들의 추억 속에 자리 잡은 ‘국민 간식’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스가 말 이름 붙인 초코바로 배고픔을 팔았다

마스의 또 다른 기둥은 스니커즈(Snickers)입니다.

1930년 출시된 이 초코바 이름은 사실 마스 가문이 키우던 말에서 따온 것인데, 세계를 정복한 건 이름이 아니라 마케팅이었죠.

허기를 해결해주는 식사 대용품이라는 콘셉트로 만든 스니커즈 광고 이미지
허기를 해결해주는 식사 대용품이라는 콘셉트로 만든 스니커즈 광고 이미지

마스는 스니커즈를 디저트가 아니라 ‘허기를 해결해주는 식사 대용품‘으로 밀었습니다.

땅콩과 캐러멜, 누가, 초콜릿의 조합은 높은 칼로리와 포만감을 줬고, 이건 바쁜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정확히 맞아떨어졌죠.

**“출출할 때 넌, 네가 아니야(You’re not you when you’re hungry)”**라는 캠페인이 그 정점이었습니다.

전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든 ‘배고픔’이라는 문제는 똑같이 통했으니까요.

마스를 100년 지탱한 건 ‘다섯 가지 원칙’이라는 헌법이다

1964년, 포레스트는 아버지의 회사와 자신이 키운 사업을 합병하며 마스 전체를 손에 넣었습니다.

이때부터 자신의 통치 철학을 회사 전체에 새겨 넣기 시작했는데, 이게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다섯 가지 원칙(The Five Principles)‘입니다.

마스의 다섯 가지 원칙인 품질, 책임, 상호성, 효율성, 자유를 도식화한 그래픽
마스의 다섯 가지 원칙인 품질, 책임, 상호성, 효율성, 자유를 도식화한 그래픽

  • 품질(Quality) — 소비자가 상사다. 품질에 대한 집착은 거의 종교에 가까웠습니다.
  • 책임(Responsibility) — 직급과 무관하게 모든 직원을 ‘동료(associates)‘라 부르고, 주인의식을 요구합니다.
  • 상호성(Mutuality) — 상호 이익만이 지속되는 이익이라는 믿음. 공급업체와 직원,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 효율성(Efficiency) — 낭비는 죄악입니다.
  • 자유(Freedom) —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힘. 마스가 끝까지 상장을 거부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원칙이라고 하면 벽에 걸린 액자 문구를 떠올리기 쉬운데,

진짜 무서운 기업은 이런 원칙을 실제 의사결정 구조에 박아 넣죠. 마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탕 회사 마스, 매출 절반 이상이 반려동물에서 나온다

우리가 아는 마스는 사실 사탕이 주력인 회사가 아닙니다.

반려동물 사업 부문인 마스 펫케어(Mars Petcare)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펫케어 기업에 가깝죠.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로얄캐닌 사료를 추천하는 모습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로얄캐닌 사료를 추천하는 모습

이 전환은 우연이 아니라 ‘다섯 가지 원칙’에 기반한 장기 전략의 결과였습니다.

2002년 프랑스 프리미엄 사료 회사 로얄캐닌(Royal Canin)을 인수한 뒤, 마스는 수천 개의 동물병원 체인과 진단 연구소를 공격적으로 사들였죠. 업계에서는 펫케어 부문 매출이 초콜릿·스낵 사업보다 커서, 마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여기서 ‘상호성’ 원칙이 무섭게 작동하는데, 마스가 소유한 동물병원의 수의사가 마스가 직접 만든 처방식 사료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구조입니다. 충동구매에 기대는 제과 사업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직 계열화 생태계죠.

2025년 켈러노바 인수로 마스 제국은 다시 커졌다

포레스트 마스 시니어는 1973년 은퇴했지만, ‘다섯 가지 원칙’이라는 형태로 회사 안에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마스 가문은 현재 5세대에 접어들었고, 회사 지분 100%를 지금도 가족이 쥐고 있죠.

여기에 최근 이야기를 하나 더 얹을 차례입니다.

2025년 12월, 마스는 프링글스와 치즈잇을 만드는 켈러노바(Kellanova) 인수를 마무리했죠. 마스가 직접 밝힌 창립 115주년 발표에 따르면 이 거래로 마스와 켈러노바를 합친 2025년 매출은 65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사업 구조도 펫케어·과자·식품에 스낵까지 더해진 형태로 다시 짜였고, 이러한 확장 방식은 시대를 넘어 비슷한 데가 있습니다.

위험을 감수할 자본과, 분기 실적 압박 없이 베팅할 자유. 상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이죠.

결국 이 초콜릿 회사가 코카콜라보다 몸집이 커진 이유는, 애초에 단순한 초콜릿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에서 시작해, 반려동물 산업으로의 조용한 전환을 거쳐, 이제는 스낵 시장까지 삼킨 마스는 지금도 우리 눈앞에 있지만 거의 보이지 않는 거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자료
  1. Fortune, ["Mars Incorporated: A pretty sweet place to work"]
  2. Joël Glenn Brenner, *The Emperors of Chocolate: Inside the Secret World of Hershey and Mars*, Broadway Books, 2000
  3. How the Mars Compass Helps Us Navigate Our Path Forward
  4. Mars, Incorporated: History in the Making
  5. Life in Mars: reclusive dynasty behind one of world's most famous brands
  6. Washingtonian, ["Sweet Secrets: Opening Doors on the Very Private Lives of the Billionaire Mars Family"](https://www.washingtonian.com/2008/04/29/from-the-archives-sweet-secrets-opening-doors-on-the-very-private-lives-of-the-billionaire-mars-family/), 2008년 4월 29일
  7. Mars, Inc.
  8. Abasto, ["Mars Marks 115 Years as Family-Owned Business"](https://abasto.com/en/news/mars-marks-115-years-as-family-owned-business/), 20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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